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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상식

귀안에서 잡음 들린다면

by 건강일지 2025. 10.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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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에서 귀가 조용한 공간에서도 웅웅거리거나, 바람이 스치는 듯한 소리가 들릴 때가 있습니다. 이러한 귀안에서 잡음 현상은 단순히 불편함을 넘어 청각 기관의 균형이 깨졌음을 시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주변에 아무런 소리 자극이 없음에도 내부에서 울리는 소리는 귀 내부 구조나 신경 전달 과정의 미세한 이상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귀안에서 잡음

 

의학적으로는 이를 '이명'이라 부르며, 단순히 귀의 문제가 아니라 청신경, 중추 신경계, 혈관, 근육 등 다양한 생리적 요인과 연관되어 있습니다. 사람마다 들리는 양상도 제각각입니다. 어떤 이는 금속이 울리는 듯하다 하고, 또 어떤 이는 심장 박동과 함께 규칙적인 리듬을 느낍니다. 이런 다양한 형태는 원인에 따라 발생 메커니즘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귀안에서 잡음

이 글에서는 임상의의 시각에서 귀 내부에서 잡음이 느껴지는 대표적인 다섯 가지 원인에 대해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실제 진료 현장에서 자주 마주하는 사례를 중심으로 설명하며, 일상에서 놓치기 쉬운 신체 반응들도 함께 다뤄보겠습니다.

1. 청신경 손상

가장 빈번하게 관찰되는 원인은 청신경의 손상입니다. 귀안에서 잡음이 신경 손상과 연결되는 이유는, 뇌가 실제 소리가 없음에도 잘못된 전기 신호를 만들어내기 때문입니다. 이는 마치 전선의 피복이 벗겨져 전류가 새어나오는 것과 유사한 현상입니다.

 

청신경은 외이, 중이, 내이에서 들어온 소리 자극을 전기적 신호로 바꾸어 뇌로 전달하는 통로입니다. 이 신경이 소음, 약물, 노화 등으로 손상되면, 실제 자극이 없어도 뇌가 착각하여 소리를 만들어냅니다. 일상에서 이어폰 음량을 높게 사용하는 습관이나 장시간 공사장 소음에 노출되는 환경은 청신경 손상을 가속화시킵니다. 특히 지속적인 소음 노출은 달팽이관의 유모세포를 파괴하여, 뇌가 그 결핍을 ‘가짜 소리’로 채우려는 보상 반응을 일으킵니다.

 

이 경우에는 귀에서 ‘삐’ 하는 고주파음이 들리거나, 조용한 공간에서 더욱 크게 느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초기에는 피로하거나 집중할 때만 들리지만, 점차 지속적으로 변해 수면의 질과 집중력에도 악영향을 미칩니다. 청신경 손상은 회복이 어려운 편이므로, 조기에 청력검사와 청신경 기능평가를 통해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2. 혈관성 원인

두 번째로 흔한 원인은 귀 주변의 혈류 이상입니다. 귀안에서 잡음이 박동과 비슷한 리듬으로 들린다면, 혈관성 요인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이는 귀 근처의 혈관이 확장되거나, 혈류 속도가 비정상적으로 빨라져 귀 내부 구조물에 진동을 전달하는 경우 발생합니다.

 

혈관이 좁아지거나 구불구불해지면, 그 속을 흐르는 혈액이 난류를 만들어 귀의 미세한 구조물에 압력을 가합니다. 이러한 진동은 실제 소리가 아닌 내부 울림으로 인식되어 ‘쿵쿵’, ‘두둥’과 같은 리드미컬한 잡음으로 들립니다. 고혈압, 동맥경화, 갑상선 질환, 또는 경추의 근육 긴장으로 인한 혈류 장애도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일상에서 목을 장시간 구부리고 컴퓨터 작업을 하거나, 스트레스로 인해 어깨가 굳어질 때 이 같은 증상이 심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카페인 섭취 후 귀에서 리듬감 있는 울림을 느낀다면, 이는 혈관 확장 반응이 일시적으로 나타난 결과일 수 있습니다. 이런 혈관성 원인은 단순 귀 질환이 아닌 전신 순환계의 문제로 접근해야 합니다.

3. 중이 내 근육의 경련

귀에는 소리를 조절하는 미세한 근육이 존재합니다. 바로 고막 장근과 등골근입니다. 이 근육들이 불수의적으로 수축할 때도 귀안에서 잡음 증상이 나타납니다. 근육의 미세한 떨림이 고막을 진동시키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경우 들리는 소리는 ‘딸깍’, ‘뚝뚝’ 하는 기계음처럼 짧고 간헐적입니다. 근육의 경련은 과도한 피로, 카페인 섭취, 스트레스, 혹은 체내 전해질 불균형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특히 밤에 누워 조용히 있을 때 갑자기 귀 속에서 규칙적인 딸깍 소리가 들린다면, 이는 중이 내 근육이 무의식적으로 수축하는 현상일 수 있습니다.

 

이런 형태의 잡음은 외부에서 청진기로도 들릴 정도로 강할 때가 있으며, 타인의 귀에서도 확인 가능한 ‘객관적 이명’으로 분류됩니다. 스트레칭이나 충분한 수면으로 완화되기도 하지만, 장기간 지속될 경우 근육 긴장을 완화하는 약물치료나 보톡스 주사가 도움이 됩니다.

4. 귀지 또는 이물질로 인한 음향 반사

간혹 단순한 귀 내부의 물리적 변화로도 소리가 울릴 수 있습니다. 귀지나 이물질이 고막 근처에 붙어있을 경우, 외부 소리가 반사되어 귀안에서 잡음이 생기기도 합니다. 귀 내부의 공간이 막히면 공기 진동이 제대로 흡수되지 않아, 울림이 확대되어 내부에서 메아리처럼 느껴집니다.

 

귀지는 본래 외이도를 보호하는 방어막 역할을 하지만, 과도하게 쌓이면 음파의 흐름을 방해합니다. 샤워 후 물이 귀 안에 고이거나, 면봉을 깊숙이 사용해 귀지를 밀어 넣는 습관은 이런 현상을 악화시킵니다. 특히 수영 후 물이 고여 ‘부글’거리거나 ‘웅웅’거리는 느낌이 드는 것도 비슷한 원리입니다.

 

이 경우에는 전문적인 귀 세정이나 내시경 검사를 통해 이물을 제거하면 대부분 즉시 소리가 사라집니다. 다만 스스로 면봉이나 핀셋으로 제거하려다 고막을 손상시키는 사례가 잦기 때문에, 반드시 이비인후과에서 시술을 받는 것이 안전합니다.

5. 내이의 순환 장애

마지막으로, 내이의 혈류 순환이 원활하지 않을 때도 이러한 현상이 발생합니다. 귀안에서 잡음이 어지럼이나 귀먹먹함과 함께 나타난다면, 내이의 순환 문제를 고려해야 합니다. 내이는 청각과 평형감각을 담당하는 기관으로, 혈액 공급이 잠시라도 부족하면 신경세포가 과민 반응을 보이게 됩니다.

 

이런 순환 장애는 갑작스러운 체위 변화, 과로, 수면 부족, 저혈압, 혹은 미세혈관의 노화와 관련이 깊습니다. 특히 기압 변화가 심한 날씨나 비행 후, 귀가 막히며 ‘쉭쉭’하는 소리를 경험한 적이 있다면 내이의 혈류 조절이 일시적으로 불안정했던 것입니다.

 

내이 순환 장애는 단순 불편을 넘어 메니에르병, 돌발성 난청 등으로 발전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염분 섭취를 줄이고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며, 혈류 개선제나 항산화제를 복용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또한 규칙적인 수면 패턴과 스트레스 관리가 청신경의 안정화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귀안에서 잡음은 단순히 불쾌한 현상에 그치지 않습니다. 청신경, 혈관, 근육, 또는 귀 내부의 구조적 요인 등 복합적인 원인이 얽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생활 속에서 음량이 큰 이어폰 사용을 줄이고, 카페인이나 알코올 섭취를 조절하며, 충분한 휴식 시간을 갖는 것이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무엇보다 귀 속의 소리를 무시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 소리는 단순한 착청이 아니라, 몸이 보내는 섬세한 신호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귀의 구조는 섬세하고 복잡하여, 한 번 손상되면 회복이 쉽지 않습니다. 불편함이 지속된다면 이비인후과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검사를 받는 것이 현명한 선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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